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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27, 2011

L당 100㎞ 자동차 곧 현실화… 車업계 사활 건 연비 경쟁

[최고연비 차량 개발 열기]
연비 40㎞ 도요타 아쿠아 이어 폴크스바겐은 2013년, 세자리수 연비 시대 예고
[각국 연비규정 강화]
美, 2016년 L당 15.1㎞로 2008년보다 26% 높아… 기준 미달 땐 벌금 내야
[신기술 동원해 연료 효율 높여라]
엔진 직분사 방식으로 교체, 알루미늄 소재로 차체 가볍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오는 30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빅사이트 국제전시장에서 개막하는 제42회 도쿄모터쇼의 주인공은 단연 '아쿠아'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처음 공개하는 신형 하이브리드차 아쿠아는 일본 연비 기준으로 L당 40㎞를 달리는 세계 최고연비 차량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도요타는 연말 일본을 시작으로 내년 초 미국 등에도 이 차를 출시해 고연비 친환경차 메이커로서의 자존심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도요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한순간'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독일 폴크스바겐이 경유 0.9L로 무려 100㎞를 달릴 수 있는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뉴 XL1'의 출시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물론 배터리가 모두 방전되고 난 뒤엔 800cc 디젤 엔진의 힘으로만 달려야 해서, 여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처럼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연비는 떨어진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2013년 실제 이 차가 생산되면 세 자릿수 연비 경쟁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국 정부도 강력한 연비 규정을 속속 도입해 자동차 회사들을 연비 무한경쟁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당장 미국이 2016년 회사별 판매 차량의 평균 연비 기준을 15.1㎞/L로 정했다. 2008년 업계 평균치보다 26% 높은 것이다. 기준을 못 맞추면 차를 팔 때마다 벌금을 내야 한다. 환경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연합도 내년에 18.1㎞/L, 2020년에는 22.4㎞/L의 평균 연비 기준을 세워놨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이 기준대로라면 당장 폴크스바겐이 내년부터 33억유로(5조113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비 향상이 자동차 회사들로선 '생존의 문제'가 된 셈이다.

폴크스바겐이 올 1월 카타르 모터쇼에서 공개한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XL1’. 배터리와 디젤연료가 함께 힘을 내면 리터당 최대 111㎞를 달릴 수 있다. 2013년 실제 생산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 제공
작고 강한 엔진으로 한 방울의 기름도 아껴쓴다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공법'은 엔진과 변속기를 개량하는 것이다. 같은 양의 연료로 더 효율적으로 힘을 내기 위해, 연소실 안에 연료를 정밀하게 직접 쏴주는 '직분사 방식'으로 바꾸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CDI·TDI·GDI 등 디젤과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뜻하는 이들 약자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DI'가 직분사(Direct Injection)의 준말이다. 연료를 높은 압력으로 직접 연소실에 주입하기 때문에 기존 방식보다 연소실 내부의 공기와 연료가 보다 잘 혼합돼 연소효율이 높아진다. 배기가스의 압력으로 터빈을 돌리고, 그 힘으로 압축시킨 높은 밀도의 공기를 다시 연소실에 주입하는 '터보차저' 방식까지 곁들이면 연료효율이 더 높아진다.

실제 가솔린직분사(GDI) 엔진을 바꿔 단 현대자동차의 그랜저(2.4·자동변속기 기준)는 종전 일반 엔진을 단 모델보다 연비가 13.3% 높아졌다. 연비를 10% 올리려면 차 무게의 10% 이상을 감량해야 한다. 엔진을 통째로 들어내는 것과 맞먹는 무게다. 엔진 효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본 것이다. 이처럼 분사 방식을 바꾸고 터보를 활용하면, 엔진 실린더 개수를 줄이고도 종전과 비슷하거나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 이른바 '엔진 다운사이징'이 가능한 것이다. 현재 쏘나타 등 중형차급 이상에만 직분사 엔진을 쓰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모든 차량의 엔진을 직분사 방식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변속기를 6단에서 10단까지 다단화해 고속 주행에서도 엔진 회전수(rpm)를 낮추면, 역시 연비를 끌어올릴 수 있다.

가벼운 몸체, 잘 빠진 디자인도 연비 향상에 한몫

폴 크스바겐이 선보인 콘셉트카 'XL1'의 무게는 795㎏에 지나지 않는다. 그랜저 무게(1580㎏)의 절반 수준이다. 보통 차들이 철판으로 내부 구조와 표면을 만드는 것과 달리, 온 몸을 탄소섬유로 구성한 덕분에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철판보다 강성이 높고 무게가 3분의 1 수준인 알루미늄도 같은 이유에서 사용이 늘고 있다. 다만 가격이 강판보다 최대 5배 비싼 게 흠이다. 때문에 아우디 A8나 재규어 XJ처럼 각 브랜드의 최고급차에 들어간다. 현대차도 신형 에쿠스를 만들면서 범퍼 충격흡수구조(백빔)와 트렁크 등을 알루미늄으로 대체해 무게를 18㎏ 줄였다.

공기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차체 디자인도 연비 향상에 큰 역할을 한다. 공기저항을 10% 낮추면, 연비는 약 2%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눈부신 속도로 달리는 스포츠카들이 '탄환' 모양으로 디자인된 것은 이 때문이다. 도요타의 신형 하이브리드차 아쿠아도 프리우스보다 46.5㎝ 짧고 높이는 5㎝ 낮게 설계됐다. 작게 웅크린 몸집으로 달릴 때 공기 저항을 그만큼 줄인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화석연료가 더 이상 필요 없는 차를 만드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전기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나아가 핵연료까지 대체 에너지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용성 교통안전공단 녹색융합실장은 "고연비 차량 개발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면, 정부의 보급 정책도 중요하다"면서 "전기차는 단거리용 소형 경차, 하이브리드는 택시 같은 중소형, 수소연료전지차는 시내버스 등 대형 시가지 운행용으로 보급되도록 개발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분사엔진
연료를 포트(연료주입관)를 통해 공기와 미리 섞은 뒤 엔진 연소실에 분사하는 방식과 달리, 연소실에 직접 고압으로 분사(噴射)해 폭발력을 높이는 엔진. 최고 1800기압(대기상태의 1800배 압력)으로 연료를 강하고 미세하게 뿜을 수 있다. 분사장치가 종전보다 연소실에 바짝 위치해, 연료를 정확한 시기에 정확한 양을 쓰는 '효율적인 폭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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