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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23, 2011

MP3 종주국이었던 한국, 애플에 뒤쳐진 이유는

1952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불행하게도 그 주인공은 컴퓨터다. 최초의 상업용 컴퓨터로 인정받는 유니박 1호.

1952년 11월 4일 선거 당일 밤 8시 30분 CBS는 "컴퓨터는 8대 7로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우세를 예상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유니박 1호가 내놓은 예상 수치는 438대 93으로 공화당 후보 아이젠하워의 압승을 점쳤다. 하지만 CBS 측은 그 결과를 믿을 수 없었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애들레이 후보가 공화당 아이젠하워 후보를 박빙으로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CBS 측은 자신만만하게 내놓은 유니박의 예측결과를 신뢰할 수 없어 '8 대 7 우세'이라는 보도를 내놓았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최종 개표결과 유니박의 예상이 99% 들어맞았다. 오차범위는 1% 내로 아이젠하워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442표, 애들레이 후보는 89표를 얻었다.

CBS 측은 "사실 유니박이 수 시간 전에 (선거결과를) 정확히 예상했습니다"라고 정정보도를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IT전문 미디어인 지디넷코리아 국제 과학 전문기자인 이재구가 쓴 'IT 천재들'은 유니박처럼 우리의 삶에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IT기술의 역사를 짚어보고, 그 기술을 만든 사람에 주목한 책이다.

총344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25개의 완결된 에피소드를 통해 짧은 호흡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기자는 머릿말에서 '다르게 생각하는 미친 사람들의 시련과 성공의 이야기'라며 "매일매일 쏟아지는 과학기술 분야의 뉴스에 등장하는 기업과 인물, 그 기술들의 배경을 소개해보려고 노력했다. 이 글은 학생과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과학과 IT가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책을 소개했다.

IT 천재들은 컴퓨터의 시초가 된 세계 최초 일반목적용 전자식 계산기 에니악에서부터 '8억 명이 열광한 친구사이트' 페이스북까지 IT기술과 개발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자 출신답게 중학생 정도 학생들도 쉽게 이해가 가능하도록 어려운 IT기술들을 풀어 써 내려갈 뿐 아니라 스토리텔링식 구성으로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휴대폰의 아버지, 마틴 쿠퍼' 편을 보자

"일상적인 뉴욕의 거리 한복판에 갑자기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한 사나이가 길거리로 나오더니 벽돌만한 직육면체 덩어리를 손에 들고 거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조엘, 나 지금 자네에게 진짜 셀롤러 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다네, 손에 들고 다니는 휴대폰 말일세"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했던 마틴 쿠퍼 모토로라 연구소 이사와 벨 연구소 휴대폰 연구책임자 조엘 엥겔과의 대화다. 물론 세계 최초 휴대폰을 통한 대화.

당시 휴대폰은 버튼을 누르고, 전화를 걸고, 받는 세가지 기능밖에 없었고, 크기가 벽돌만한데다가 1kg가 넘는 무게에 통화는 충전 10시간에 20분밖에 하지 못했다.

하지만 1973년 4월 3일 뉴욕 6번가의 한 거리에서 벌어진 휴대폰 통화의 성공은 세계 통신 기술을 한층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스티브 잡스가 재기하도록 만들어준 '아이팟'의 탄생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이야기는 1996년으로 돌아간다. 지은이는 세계 최초의 MP3 플레이어는 한국의 디지털캐스터에서 개발됐다는 사실을 우선 전한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애플 CEO로 복귀한 지 5년째 되는 해인 2001년 '아이팟'을 내놓는다.

아이팟은 5GB의 내장형 HDD에 1천 곡의 노래를 저장할 수 있었고, 특히 아이튠스 뮤직스토어를 통해 합법적으로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통로를 열었다.

결과는 미국 디지털음악 유통시장의 70%, MP3 플레이어시장의 90%를 차지했고, 2010년 2월 기준으로 아이튠스 뮤직스토어는 세계 100억 곡이 넘는 양의 인터넷 음악을 팔아치웠다.

그리고 2007년 1월 센프란시스코 모스콘 컨벤션센터 맥월드컨퍼런스&엑스포 행사장에 나타난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오늘 휴대폰을 재발명합니다"라고 말했다. 아이폰의 탄생이었다.

이 기자는 "인터넷혁명이라는 마술램프 속에서 아이팟과 아이튠스라는 지니를 나오게 한 중심에는 스티브잡스가 자리하고 있다"면서 "그는 접속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융합비즈니스 미학을 절정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IT 천재들에서는 1983년 이병철 삼성 회장의 반도체 사업 선언 이후 삼성이 어떻게 반도체 사업의 일인자로 설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65년 IT 역사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IT 천재들은 그 기대감을 총족시키는 데 부족함이 없을 듯 싶다. 특히 IT 기술을 만든 사람들의 경험담은 열정과 패기가 어떻게 감동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지도 덤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들에게 좋은 교과서로 추천하고 싶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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